타로선생의 타로카드 마이너 컵 5번 Five of Cups

타로카드|2018. 9. 26. 23:20



타로선생의 타로카드 마이너 컵 5번 Five of Cups

언제나 좋을 수는 없습니다. 긴긴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때로 실패좌절을 마주합니다. 어떤 종류의 실패는 그 상심이 너무나 커서 회복하는데 오랜 세월을 요하기도 합니다. 좌절, 상심, 실패, 슬픔 이 모든 것은 인간이 으레 겪어야 할 숙명과도 같은 존재입니다.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자기 인생의 십자가가 있습니다.

타로카드 마이너 컵 5번 Five of Cups는 바로 이런 상실과 아픔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.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는 황량한 벌판에 검은 망또를 짙게 드리운 한 남자가 있습니다. 그의 머리는 마음고생 때문에 세어버린건지 새치가 무성합니다. 얼굴은 잘 보이지 않지만 아마도 눈물짓고 있을 겁니다. 길 잃은 한 마리의 갈까마귀처럼 한 눈에 봐도 깊은 슬픔이 느껴집니다.

그의 앞에는 내용물이 모두 엎질러져버린 세 개의 컵이 있습니다.

그리고 그의 뒤에는 아직 두 개의 컵이 서 있습니다.

인생은 언제나 슬픔과 좌절을 숨겨두고 있습니다. 이런 것들은 어딘가에 잠복해 있다가 불쑥 우리를 찾아와 삶을 흔들어 놓습니다. 한 번 엎질러져버린 물은 주워 담을 수 없고 한 번 일어난 일은 없던 일로 할 수 없습니다. 사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사고란 없습니다. 그저 묵묵히 받아들여야 하지요.



남자가 서 있는 방향은 이미 엎질러진 세 개의 컵을 향해 있습니다. 초록색, 붉은색 액체가 흘러나와 대지 속으로 사라지는데 남자는 하염없이 이를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. 이미 일어난 일은 다시 되돌릴 수 없기에 그간 애써 일궈놓은 것들이 사라지는 순간은 놀랄만큼 잔인합니다.



하지만 남자가 깨닫지 못 하는 것이 있습니다.

바로 그의 뒤에 아직 서 있는 두 개의 컵입니다.

이 두 개의 컵 안에는 어떤 것이 들어있을지는 모르지만 아직 쓰러지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앞의 세 개의 컵 보다는 좀 더 안정된 곳에 서 있나 봅니다. 두 개의 컵은 마치 남자의 뒤를 묵묵히 지켜주는 듯이 고요히 서 있습니다. 남자의 온 신경은 쓰러진 컵에만 쏠린 반면에 두 개의 컵은 그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.

쓰러진 세 개의 컵은 인생에서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좌절낙담이지만 아직 서 있는 두 개의 컵은 남아있는 희망재기의 가능성을 상징합니다.



남자가 서 있는 땅 위로 기나긴 강물이 흐르는군요. 슬퍼하는 남자를 관통하듯이 물살은 유유히 교각을 넘어서 저 멀리로 나아갑니다.

여기서 강물은 시간, 세월을 의미합니다. 

흔히들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'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, 시간이 약이다'라는 말을 자주합니다. 그런데 정말 살아보니 시간만큼 좋은 치유법이 없습니다. 안 좋은 일이 일어나도 시간은 가고, 좋은 일이 일어나도 이를 추억으로 남긴 채 시간은 흘러갑니다.

슬퍼하는 남자 너머로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이 바로 이런 말을 하는 듯 하군요.

이 또한 지나가리라 !

절반의 물이 담겨 있는 컵을 보고 누군가는 '물이 반 밖에 없네'라고 생각합니다.

하지만 누군가는 '아직 반이나 남았어'라고 생각합니다.

세 개의 컵을 잃었지만 아직 두 개의 컵이 남아있음에 조금은 안도하고 저 강물처럼 내일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?

신에게는 아직 세 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성웅 이순신 장군이 생각납니다. 결국 명량해전으로 해전 역사상 전례없는 대승을 거두셨지요.

어떤 컵에 몰두할지는 오직 당신의 몫입니다.

그리고 그 어떤 일이 일어나도 시간은 오직 미래를 향해 흘러갑니다.

슬픈 일이 있을 땐 아직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을 생각하세요.

그리고 되뇌이세요,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- 



정방향

1. 실패 : 허탈, 수포, 좌절, 슬픔, 불안

2. 불행 :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, 행복하지 않은 결말

3. 외로움 : 혼자, 이별, 헤어짐, 두려움


역방향

1. 회복 : 재기, 가능성, 새로운 출발, 남아있는 것들

2. 희망 : 새로운 시작, 기대, 과거청산, 슬픔의 끝, 기쁨의 시작

3. 동반 : 혼자가 아님, 동반자, 함께, 조력자, 외로움의 끝



댓글()